『서예사』를 올립니다.
이는 본회 초대 회장 동주 이한산 선생께서 고생하신 결과입니다만 책으로 출간되기 전인 2016년 7월 30일 고인은 유명을 달리 하였습니다. 삼가 고인의 영전에 바칩니다. 그리고 여기 등재된 내용은 상재되기 이전의 내용입니다. 수정 보완되어 출간될 것입니다.
七. 『서예사』
1. 한자의 창조
한자의 창조에 대해 『주역ㆍ계사』에서 “상고시대에 결승으로 다스렸는데, 후세 성인이 이를 서계로 바꾸었다.”라고 하였다. 고대 백성들은 끈을 매듭짓는 방법으로 사물과 의식을 표현했는데, 이런 사회생활이 문자 창조의 원류가 되었다. 『주역ㆍ계사』에서는 또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옛날 포희(一作, 庖牺ㆍ伏羲)씨가 천하의 왕이 되었을 때 우러러 하늘에서 형상을 보고 굽어 땅에서 법을 보며, 새와 짐승의 문양과 땅의 마땅함을 보아 가까이는 몸에서 취하고 멀리는 사물에서 취하였다. 이에 비로소 『주역』의 팔괘를 만들어서 신명의 덕을 통하고, 만물의 정을 유추하였다.
팔괘는 상징부호이니, 이는 복희씨 때 인류가 이미 부호를 사용하여 의사를 표현했음을 설명하는 것으로 결승에 비해 분명히 크게 진일보한 것이라 하겠다. 최근 서안의 반파에서 신석기시대 앙소문화의 도편들이 발견되었다. 위에는 문자와 유사한 부호가 새겨져 있었다. 고문자학자들은 이것을 한자의 원시단계 혹은 간단한 문자라 하였다. 산동성 대문구에서 발견된 도편에는 문자부호가 새겨져 있었을 뿐만 아니라 같은 글자라도 복잡하게 쓴 것과 간단하게 쓴 구별이 있었다. 이런 도기들에 새겨진 문자부호는 곧 역사서에서 말하는 ‘서계’일 가능성이 있다. 이것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지금으로부터 5,000-6,000년 전에 이미 간단한 문자를 사용하였다는 점이다.
한자의 창조에 대해 전국시기에 창힐의 조자설이 있다. 한나라 사람은 창힐이 황제 때 사관으로 새의 발톱과 짐승의 발자국 흔적을 보고 서로 다른 자취의 형상을 구별해서 문자를 만들었다고 하였다. 전설에서는 또한 사황ㆍ저송이 문자를 만들었다는 설이 있는데, 모두 성현이 창조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문자는 인류 사회생활의 산물로 생겨난 것이지 절대로 어떤 성인 한 사람의 역량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에 대해 노신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사회에서 창힐은 한 사람에 그치지 않으니 때로는 칼자루에 하나의 점을 새기기도 하고, 때로는 문 위에 그림들을 그려 마음으로 각인시키고 입으로 전하였다. 문자가 많아지자 사관이 일괄적으로 채집하고, 문득 부연하여 일을 기록할 수 있었다. 문자의 유래는 아마도 이러한 예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노신의 말은 백성들이 문자를 창조하였고, 무당ㆍ사관들이 이를 채집ㆍ정리ㆍ가공하였다는 사실을 뜻하는 것이다. 현재 발견된 것 중에서 비교적 성숙된 최고의 문자는 갑골문이다. 이는 은상나라의 무당과 사관들이 점을 본 뒤에 갑골에 점괘를 새긴 것으로 그들은 최초의 문자학자와 서예가들이라 할 수 있다.
갑골문으로부터 상ㆍ주나라의 종정문과 육국고문으로 발전하였고 진나라의 소전에 이르러 문자는 기본적으로 정형을 이루었다. 이것이 다시 예서의 변체를 거쳐 해서ㆍ행서ㆍ초서에 이른 것이 곧 오늘날 사용하는 한자이다. 서예는 한자의 형성과 발전과정에서 점차 탄생되었다. 고대 서체의 변화는 서예의 형식에 영향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서예의 풍격과 기교의 천변만화도 한자의 발전과 관계가 있다. 그러므로 한자의 형성과 발전 규율을 이해한다는 것은 서예를 하는 사람들에는 결코 다른 일이 아니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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