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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번역원/고전명구.명시

김매지 않으면 무엇을 거둘까?

by 혜당이민지 2010. 6. 10.

김매지 않으면 무엇을 거둘까?

들판에 좋은 싹이 자라지만

김매지 않으면 무엇을 거둘까?

   
 

野有良苗   非芸何穫

 

야유양묘   비운하확

- 김윤식(金允植),〈선난후획잠(先難後獲箴)〉,

 

《운양집(雲養集)》

[해설]

  조선 말기 학자 운양(雲養) 김윤식(金允植 1835

 

~ 1922)의 문집 《운양집(雲養集)》에 실린 선

 

난후획잠(先難後獲箴)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이 잠의 서(序)에서 “내가 무엇을 하려 하면 재

 

주가 모자라는 데서 구애를 받고, 도에 나아가려

 

하면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몰라 헤맨다. 그러면서

 

늘 꿈결에 신이 와서 알려주었으면 하고 바라니,

 

이는 마치 농부가 밭 갈지 않고 수확하려 하고 행인이 길을 나서지 않고 목적지에 도착하려는 것처럼 수고는 하지 않고 하루아침에 부귀의 즐거움을 누리려는 것이다.” 하였습니다.

  또 “학문을 하면서 노력은 하지 않고 어디 지름길이 없나 생각한다거나 일을 하면서 힘은 덜 들이고 어디 묘책이 없나 찾는 것, 남들은 백 번 할 때 자기는 한 번 하면서 공은 그보다 크기를 바란다거나 앉아서는 무실역행(務實力行)하지 않으면서 일어서서는 명예를 구하는 것, 이 모두가 그렇게 될 리도 없으면서 심하게 도를 해치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사람마다 그릇이 있다고들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작은 그릇을 타고났다고 믿는 사람은 큰 그릇을 타고난 사람을 부러워합니다. 그러나 남의 그릇만 쳐다보다 보면 자신의 작은 그릇도 다 못 채우고 말기가 쉽습니다. 작은 그릇을 타고났다 하더라도 남들 한 번 할 때 자기는 백 번 할 정도의 노력을 한다면, 성과는 큰 그릇을 타고난 사람보다 결코 작지 않을 것입니다.

글쓴이
하승현(한국고전번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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