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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번역원/고전명구.명시

일침(一針)을 가하기 어렵다면 입을 꽉 다물라.

by 혜당이민지 2010. 2. 25.

일침(一針)을 가하기 어렵다면 입을 꽉 다물라.

2010.

일침을 가하기 어렵다면

입을 꽉 다물라.

   
 

難施一針 可法三緘

 

난시일침 가법삼함

- 조관빈(趙觀彬), 〈신구잠(愼懼箴)〉,《회헌집(悔軒集)》

[해설]

위 글은 조선 후기의 문신 회헌(悔軒) 조관빈(趙觀彬 1691 ~ 1757)의 문집에 실린 신구잠(愼懼箴)의 일부입니다.

저자는 말실수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군자의 걱정이라 하며, “재앙은 뜻하지 않게 찾아오고 환란은 예기치 않게 찾아오네. 수치와 모욕이 극에 달한 뒤, 탓하고 후회한들 뭐하겠는가?”라고 하여, 말실수로 인해 생기는 재앙에 대해 경계합니다.

또 “나는 마음을 전한다지만 눈을 흘기는 사람이 많고, 옛날에 친구로 지내던 사람과 지금 원수가 되기도 한다.”고 하며, 말이 상대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내 마음과는 다르게 변질되는 것을 안타까워합니다.

옳은 말이라 해도 듣는 이가 불쾌하게 생각하면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낳고, 진심을 전해도 듣는 이가 수용하지 않는다면 쓸데없이 말만 많아진 꼴이 되고 맙니다.

‘촌철살인(寸鐵殺人)’은 쉬워도 ‘일침활인(一針活人)’은 어렵습니다. 꼭 해야 할 말을, 듣는 이가 기분 좋게 수용할 수 있도록 할 수 없다면 차라리 입을 꽉 다무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옮긴이
하승현(한국고전번역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