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帝之史, 沮誦倉頡, 眺彼鳥跡, 始作書契. 紀綱萬事, 垂法立制, 帝典用宣, 質文著世. 爰曁暴秦, 滔天作戾, 大道旣泯, 古文亦滅. 魏文好古, 世傳丘墳, 歷代莫發, 眞僞靡分. 大晉開元, 弘道敷訓, 天垂其象, 地耀其文. 其文乃耀, 粲矣其章, 因聲會意, 類物有方. 日處君而盈其度, 月執臣而虧其旁, 雲委蛇而上布, 星離離以舒光. 禾卉苯䔿以垂穎, 山嶽峨嵯而連岡, 蟲跂跂其若動, 鳥似飛而未揚. 觀其錯筆綴墨, 用心精專, 勢和體均, 發止無間. 或守正循檢, 矩折規旋, 或方員靡則, 因事制權. 其曲如弓, 其直如弦. 矯然特出, 若龍騰于川, 森爾下穨, 若雨墜于天. 或引筆奮力, 若鴻雁高飛, 邈邈翩翩, 或縱肆阿那, 若流蘇懸羽, 靡靡緜緜. 是故遠而望之, 若翔風厲水, 淸波漪漣, 就而察之, 有若自然. 信黃唐之遺跡, 爲六藝之範先, 籒篆蓋其子孫, 隸草乃其曾玄. 覩物象以致思, 非言辭之可宣.
황제의 사관 저송과 창힐이 새의 자취를 보고 처음 서계를 만들었다. 나라의 많은 일을 다스렸고 법을 세워 제도를 건립하였는데, 제왕의 법이 선포되자 질박함과 화려함이 세상에 나타났다. 이에 포악한 진나라에 이르러 권세를 남용하여 사나운 폭정을 하자 대도가 이미 사라졌고 고문 또한 없어졌다. 위 문제(文帝, 220-226)인 조비가 고문을 좋아하여 세상에 『九丘』와 『三墳』을 전했으나 역대로 발함이 없어 진위를 분별할 수 없다. 진(晉)이 신기원을 열어(265) 대도를 발양하고 가르침을 펴서 하늘은 그 형상을 드리우고 땅은 그 문채를 빛냈다. 그 문채가 이에 빛나자 그 문자들을 찬란히 하였고 형성과 회의에 인한 사물을 유사함에는 알맞음이 있었다.
해[日]는 군왕의 위치에 처하니 그 기량을 채웠고, 달[月]은 신하의 직책을 잡으니 그 곁을 이지러지게 하였고, 구름[雲]은 구불거리는 뱀처럼 위에 깔렸고, 별[星]은 흩어져 빛을 편다. 벼[禾]는 풀이 떨기로 나 다보록하여 이삭을 드리우고, 산[山]은 큰 산이 높고 우뚝 솟아 산등성이를 잇고, 벌레[蟲]는 기는 모양이 움직이는 것 같고, 새[鳥]는 날려 하나 아직 비양하지 않은 것 같다.
그 붓을 대어 먹을 적신 것을 보면, 마음 쓰는 것이 자세하고 오로지 하여 필세는 평화롭고 형체는 고르며 발하고 그치는 것의 사이가 없다. 혹은 정도를 지키고 단속함을 따르며 모나게 꺾고 둥글게 돌린다. 혹은 모나고 둥근 것에는 법칙이 없어 일에 의하여 권도를 제정한다.
그 굽음은 활과 같고, 그 곧음은 활시위와 같다. 굳세게 특별히 나온 것은 마치 용이 내에서 오르는 것 같고, 무성하여 아래로 기울어진 것은 마치 비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 같다. 혹 붓을 당겨 힘을 떨치면 마치 큰 기러기가 높이 날아 멀리 훨훨 나는 것 같고, 혹 자유분방하고 아리따운 것은 마치 유소에 깃을 매달아 화려하고 안정된 것 같다.
그러므로 멀리서 보면 마치 청풍이 물을 치고 맑은 파랑이 잔물결을 이는 것 같으며, 나아가 살피면 마치 스스로 그러한 것 같다. 진실로 황제와 당의 요임금이 남긴 자취는 육예의 법에서 먼저가 되니 주문과 전서는 대개 그 자손이고, 예서와 초서는 그 증손과 현손이다. 사물의 형상을 보고 생각에 이르는 것이지 언사로 펴낼 수 있는 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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