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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번역원/고전명구.명시

027 어려운 처지에 놓였을 때

by 혜당이민지 2008. 9. 18.

고전명구 027                    

어려운 처지에 놓였을 때


가난은 네가 검소함 빛내 청렴을 떨치라는 것
병은 네가 섭생 잘해 생명을 잘 지키라는 것      


貧欲汝之昭儉而振淸 / 病欲汝之攝生而養命

 

  빈욕여지소검이진청              /      병욕여지섭생이양명

- 곽종석(郭鍾錫), ‘어려운 처지에 놓였을 때 마음을 다잡는 글[處困箴]’, 《면우집(면¹宇集)》

1) 면 : 구부리다, 힘쓰다. 人+免. 면우는 곽종석의 호.

해설


이 글은 구한말의 유학자 면우 곽종석(1846 ~ 1919) 선생의 처곤잠(處困箴) 중 일부를 번역한 것입니다.

어려움에 처하면 편안함을 찾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저자는 편안히 처하는 데 독이 있으며, 슬픈 일도 복되고 경사스러운 데서 비롯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손가락질하며 욕하고 업신여겨도 그것은 네 언행을 다듬으라는 것이며, 어려운 일이 부딪쳐 와 마구 뒤흔들어대도 그것은 네 덕성을 튼튼히 하라는 것이라고 자신을 다독거립니다.

그리고 만 마리 말이 날뛰듯 어지럽게 부딪쳐대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홀로 굳건히 중심을 잡으면 지혜로운 통찰이 날로 깨어날 것이라고 확신하며 자신을 추스립니다.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좌절하지 않고 자신을 단련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어려움을 겪으며 언행을 다듬고, 덕성을 기르고, 청렴을 떨치고, 생명을 지키는 능력을 키울 수만 있다면 언젠가는 '고통은 쓰나 그 열매는 달다.'고 웃으며 이야기할 날도 오지 않을까요?

옮긴이
하승현(한국고전번역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