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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번역원/고전명구.명시

025 언로(言路)가 막히면

by 혜당이민지 2008. 9. 4.

고전명구 025                    

언로(言路)가 막히면


선비의 기상이 꺾이고 언로가 막히면
곧은 선비가 기미를 살펴보고는 멀리 숨어버릴 것이며
말만 잘하는 자들이 그 틈을 타 앞 다투어 나올 것입니다


士氣旣挫 言路旣塞   則直士色擧而遠遯  人伺隙而競進¹

 

사기기좌      언로기색       즉직사색거이원둔       영인사극이경진

         

 

- 이이(李珥 : 1536~1584)의 상소 중에서, 《율곡전서(栗谷全書)》

1) 영 : 아첨하다. 사람인변(仁-二)에 二/女가 결합된 글자.

해설


조선 초기의 명신이자 학자인 율곡(栗谷) 이이(李珥)의 상소 중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이이는 다른 글에서, “언로가 열렸느냐 막혔느냐에 나라의 흥망이 달려있다.[言路開塞 興亡所係]”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예부터 잘 다스려진 나라에서는 말을 바르게 해야 하고, 도가 행해지지 않는 나라에서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무도한 나라에서 바른 말을 하였다가 자칫 화를 입을까 걱정하였기 때문입니다. 바른 말 때문에 화를 입을까 걱정을 해야 하는 나라는 이미 정도(正道)를 잃은 나라입니다.

학자들의 자유로운 사고가 막혀 어용학자만 판을 친다거나, 바른 말이 행해지지 못하고 아첨하는 말만 세상에 떠돈다면 어긋나도 너무 많이 어긋난 것이 아닐까요?

옮긴이
이정원(한국고전번역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