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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번역원/고전명구.명시

007.반드시 사람으로서

by 혜당이민지 2008. 5. 1.

반드시 사람으로서


반드시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실제의 일을 행한 뒤라야
사람이라는 이름에 걸맞을 수 있는 것이니
必行所當爲人之實事而後 方可以副爲人之名

그렇지 않으면 이름은 비록 사람이라 할지라도
실제는 사람이 아닌 것이다
不爾則名雖人而實非人

- 이재(李縡), 〈사람은 배우지 않아서는 안된다[人不可以不學說]〉중에서 -

해설


이 글은 조선 후기 학자인 이재(1680~1746)의 문집 《도암집(陶菴集)》에 나오는 것으로, 사람이 짐승과 구분되기 위해서는 배움을 통하여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체득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라는 아주 당연한 이 말은, ‘왕의 남자’라는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유명해진 공길이가 실제 역사에서 연산군에게 퍼부었다는 《논어》의 명구,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고, 아비는 아비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君君臣臣父父子子]”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실제를 담지 못하고 있는 이름뿐인 이름은 제 이름이 아닌 것입니다.

요즘 우리는 가끔 고민할 때가 있습니다. 모습은 분명 사람인데 사람으로서 차마 할 수 없는 짓을 하는 존재들. 그들을 과연 사람이라고 불러야 할지, 짐승이라고 불러야 할지.

이 글에서 이러한 고민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는 것은 무리일까요?

글쓴이
이정원(한국고전번역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