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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hyedang00/poeme & poet

빈 그릇에서 배운다 - 법정 잠언집 중에서-

by 혜당이민지 2008. 8. 25.


이 가을 들어

 나는 빈 그릇으로 명상을 하고 있다




서쪽 창문 아래 조그만 항아리와

과반을 두고 벽에 기대어

이만치서 바라본다




며칠 전에 항아리에 들꼿을 꽂아 보았더니

항아리가 싫어하는 내색을 보였다

빈 항아리라야 무한한 충만감을 느낄 수있다





텅 빈 항아리와

아무것도 올려 있지 않은

 


빈 과반을 바라보고 있으면

내 마음도 어느새 텅 비게 된다




무념무상, 무엇인가를 채웠을때 보다




비웠을 때의 이 충만감을

진공묘유 라고 하던가





텅 빈 충만의 경지이다


빈 그릇에서 배운다.      




새로운 월요일....

맑은 바람...밝은 햇살이

하늘닮은 항아리에

가득채울 수 있었으면 합니다.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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