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전번역원/고전명구.명시

001 나무가 오래 자라면

by 혜당이민지 2008. 3. 25.

나무가 오래 자라면


나무가 오래 자라면                  
반드시 산중에 우뚝하며      
木之生久則必聳乎巖壑

물이 오래 흐르면                    
반드시 바다에 도달한다      
水之流久則必達乎溟渤

- 하륜(河崙)의 '아들의 이름을 지으면서[名子說]' 중에서 -

해설

이 글은 고려말에서 조선초에 걸쳐 관직 생활을 하였던 하륜(河崙 : 1347 ~ 1416)이 지은 것으로, 아들의 이름을 ‘구(久)’라고 지으면서 그 이름의 뜻을 적은 글입니다.

예전에는 이름을 지어주거나 자(字) 또는 호(號)를 지어줄 때에 그 의미를 함께 기록하여 적어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름이나 자, 호의 의미처럼 살아 달라는 기원의 뜻을 담았던 것입니다.

이 글은 ‘나무와 물이 그러하듯이 학문도 꾸준히 오래 하다보면 반드시 성취가 있게 될 것’이라는 의미인데, 아들이 항상 자신의 이름이 지어진 뜻을 생각하며 게으름 없이 학문에 힘써서 날로 진보되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아들에 대한 당부와 바람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글쓴이의 아들 하구(河久)도 이름 지은 뜻에 걸맞게 꾸준히 노력하여 중군도총제(中軍都摠制) 등의 벼슬을 지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