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귀함은 나로 말미암은 것이고
거짓된 귀함은 남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良貴己也 假貴人也
양귀기야 가귀인야
- 오이익 (吳以翼 1618~1666)<귀설(貴說)>《석문집(石門集)》
----벗님의 귀함을 위하여♥
사진출처: Wind Virtual Universit
(해설)
세상의 귀함에는 두 가지 귀함이 있다. 하나는 남에게서 주어지는 귀함이다. 지위와 같은 것이 여기에 속한다. 내가 높은 지위에 오르면 남들이 나를 존대한다. 그러나 주어지는 것은 주어지는 것이 내 뜻이 아니었듯 뺏기는 것도 내 뜻과 상관없이 뺏긴다. 남에게서 주어진 귀함은 뺏기고 나면 남들이 더 이상 나를 존대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귀함은 일시적이다.
또 다른 귀함이 있다. 이런 귀함은 남에게 구하여 얻게 되는 것도 아니고 남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것도 아니다. 높은 지위가 없어도 시골에 묻혀 지내도 듣는 자는 존중할 줄 알고 보는 자는 경대할 줄 안다. 또한 지위가 높거나 위력이 있는 사람일지라도 나를 천하게 할 수가 없다. 그 귀함이 나로 말미암은 것이고 남에게서 주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속하는 것이 재덕(才德)이다.
현대 사회에서 지위는 과거에 문벌이나 집안에 의해 결정되던 것과는 달리 자신의 노력에 의해 성취하는 경우가 많으니 굳이 일시적인 것이라 해서 폄하할 것까지는 없다. 경계해야 할 것은 아무리 노력에 의해 얻은 것일지라도 그것이 언제나 주어진 것임을 잊지 않는 것이다. 나로 말미암는다는 것은 두 가지 상반된 속성이 있다. 남에게서 받지 않아도 된다는 측면에서는 외부에 구속되지 않고 독자적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나로 말미암지 않고서는 어떻게 하더라도 얻을 수 없다. 많은 돈으로 살 수도 없고 누군가에게서 빌릴 수도 없다. 오로지 자기로부터 얻어야 한다. 그래서 그만큼 얻기가 어렵고 그래서 영속적이다.
여기 위에서 말한 두 가지 귀함을 얻을 길이 있다고 하자. 어떤 길을 택할 것인가. 맹자는 천작(天爵)을 닦으면 인작(人爵)은 절로 오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에도 이 방법은 유효한 것 같다.
글쓴이 : 오재환(한국고전번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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